2021년 매일 읽기 7 기타 2021. 3. 6. 22:33

이 책은 지구가 마당에 텃밭을 꾸리기 시작한 최근 5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즉, 육지에 식물이 등장한 최근 5억 년 동안이 책의 무대다. 식물이 없는 곳에서는 토양이 생길 수 없기 때문이다.
식물은 광합성으로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를 고정시키고, 식물 시체의 대부분은 미생물이나 동물에게 먹혀 대기로 돌아가지만 일부는 잔존하여 부식되어 흙을 구성한다. 부식을 고시에 비유한다면, '신선한 고기(낙엽)->냄새나는 고기(부엽토)->썩은 고기(부식)'의 변화로 볼 수 있다. 낙엽이 잘데 부수어져 부식이 되면 점토와 서로 섞이게 되는데, 그 결과 진한 갈색 대지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식물뿐 아니라 동물도 토양의 생성에 크게 관여한다. 지렁이는 낙엽과 점토를 함께 먹고, 장내에서 잘 혼합시켜 공 모양 똥인 단립, 즉 흙 알갱이가 모여 덩어리를 이룬 토양을 만들어 내보낸다. 발밑에 펼쳐져 있는 흙의 대부분이 지렁이의 똥이라는 이야기를 듣는다면 소름이 쫙 끼칠지도 모르겠지만, 지렁이가 흙을 일굼으로써 부드러운 토양이 만들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흙의 시간, 후지이 가즈미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