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읽기 34 기타 2020. 2. 12. 16:47

추측해보면, 수확기를 놓쳐 버리면 스스로 꽃이 피는 것이 아니라, 시들고 썩어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아직 늦게 심은 1,500평 정도는 열심히 커가는 중이다. 누가 시도하지 않은 농사를 선택하면, 모든 것을 스스로 체험하며 배워야 한다. 그 체험은 실패의 색을 띠고 있지만, 언제든 다른색이 덧칠해질 수 있는 그런 하얀 도화지와도 같다. 그 경계를 확인해보니 않고서는 수확과 보관의 시기를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에, 그 끝까지 가보는 것이 모든 새로운 작물 재배에 주어진 숙명과 같은 것이라고 보면 된다.
<나도 땅이었으면 좋겠다>p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