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읽기 29 기타 2020. 2. 7. 22:23

성장을 끝내고 꽃을 피워 번식을 해야하는 작물들에게 겨울은, '조금 더 쉬었다 하자.' 하는 말과 같아서, 모든 성장을 멈추고 버티기와 견디기 모드로 전환된다. 이 지점에서 제주 농사의 '유리함' 이 시작된다. 일단 작물들이 버티기 모드로 들어가면, 생체 내의 모든 에너지를 생존으로 전환시키기 때문에 식물들은 몸속에 당을 축척한다. 달다는 말이다. 싱싱한 무를 밭에서 뽑아 바위에 깨서 한입을 베어 물면, 그 달달함이 입속에 퍼지는데 굳이 과일을 먹을 필요가 없다고 느껴질 정도다. 배추도 무도 당근도 콜라비고 모두 그런 원리로 달아진다.
<나도 땅이었으면 좋겠다>p65-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