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매일 읽기3 기타 2021. 1. 27. 15:21

내가 곧 죽으리라는 사실을 알고 덜덜 떨던 날 밤에도 요나탄 형은 오랫동안 내 곁에 앉아 낭기열라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엄마에게 들리지 않도록 나직나직 속삭이면서 말여요. 엄마는 늘 밤늦게까지 바느질을 하셨거든요. 그리곤 재봉틀이 놓여있는 방에서 그대로 주무셨습니다. 우리집에는 방 하나와 부엌 하나 밖에 없었기 때문이지요. 부엌에서 방으로 통하는 문은 언제나 열려 있어서 엄마의 노랫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먼 바다로 나간 뱃사람에 대한 노래였습니다. 그 뱃사람은 영영 돌아오지 않는 우리 아빠인 것 같았습니다. 노래 가사가 제대로 기억나지는 않지만 대강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그대여, 내가 바다에서 죽으면
어느 날 눈처럼 새하얀 비둘기 한 마리 찾아오리
아주 먼 어디선가 날아와
창가에 앉거든
내 영혼인 줄 알아주오.
그대 품에서 편히 쉬고픈 내 영혼......

<사자왕 형제의 모험, 아스트리드 린드그렌>p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