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읽기 14 기타 2020. 1. 16. 19:59

재료와 기술에 초점을 맞춰 구성된 공예의 하위 분류체계가 그만한 필연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 오히려 하위범주들을 관통하는 공통의 틀을 만들기란 쉽지 않다. 또한 공예에 관한 통합적 개념이나 비평적 이해에 필수적인 이론적 공통기반을 정립하는 일도 어렵게 만든다. 그런데 공예의 기능의 관점에서 보면 그와 같은 어려움을 쉽게 제거할 수 있다. 그렇게 하면 재료, 기술, 형태 사이의 관계가 분명해지고 또 의미를 찾아내기도 수월해진다. 왜냐하면 과거 '실용적 기능'이라고 불리던 실제적 물리적 기능은, 재료와 제작방식이 어떤 것이든 상관없이 수천 년 동안 공예품의 보편적인 요소였기 때문이다. 위에 사례로 들었던 모든 공예품에는 그 핵심에 실제적 물리적 기능이 존재한다. 각기 다른 영역으로 흩어져 있는 것을 하나로 묶어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이 실제적 물리적 기능이다.
<공예란 무엇인가> p67

매일 읽기 13 기타 2020. 1. 16. 19:38

매일 읽기 13
의지의 여지없이, 재료와 기술은 공예의 핵심에 위치한다. 실상 공예가가 갖춰야할 필수요건은 '공예craft'라는 용어의 뿌리에 담겨있다.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따르면 'craft'라는 단어는 게르만어에 기원을 두고 있으며, 힘, 세력, 능력, 미덕의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이 말이 영어가 되면서 기술, 숙련이 필요한 일, 계획하고 실행하는 능력, 특별한 구성능력, 솜씨 좋음과 같은 의미가 덧붙었다. 그 같은 맥락에서 '공예'는 실제 사물을 만드는데 필요한 기술적 지식과 숙련 기술을 뜻하는 용어로 사용되었다. 당시 그러한 기술은 매우 유용하면서도 매우 특별한 기술이었기 때문에, 중세에 이르러서는 '공예'라는 말이 마법이나 연금술과 관련해서도 사용되기에 이르렀다. 마법을 뜻하는 현대어인 'witchcraft', 혹은 교활하고 공정하지 못한 사람을 표현할 때 사용하는 'crafty'라는 단어에 그러한 중세의 흔적이 남아있다.
<공예란 무엇인가>p66

매일 읽기 12 기타 2020. 1. 12. 22:40

순수미술의 미학적 이론을 동원하지 않고 공예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어디에서 출발해야 할까? 나는 공예만의 방식으로 공예에 접근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전통적으로 공예분야를 구성한 공예품을 살펴봄으로써, 그리고 그 공예품에 내재한 속성을 고찰함으로써 달성될 수 있다. 그럼으로써 공예의 각 분야를 관통하는 공통의 개념적 틀이 있음을 밝힐 수 있을 것이다.

<공예란 무엇인가>p63-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