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매일읽기 6 기타 2021. 2. 24. 12:50

아빠. 나는 지금 정말 행복해요.
그래서 두려워요.
이 순간이 지나고 난 뒤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 거죠?

놀 때는 신나게
먹을 때는 맛있게
잘 때는 코오코오
그렇게
순간순간을 소중하게.
그러면 된단다.

<잘 자, 코 코>

2021년 매일 읽기5 기타 2021. 2. 23. 13:16

매일 읽기5

침대에 누워 까만 천장을 바라보고 있으면
이런 저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
가지고 싶은 것은 많은데 월셋날은 가까워지고
하고 싶은 일은 셀 수 없는데 체력은 하루가 다르게 떨어지고
지나쳤던 사람에 대한 미련 후엔 지나칠 누군가에 대한 두려움이
과거에 대한 후회 뒤엔 어김없이 미래에 대한 걱정이 따라와.
금세 방안의 모양과 크기가 각기 다른 불안 알맹이들이 모여
희끄무레한 안개로 가득 차 버려.
나는 수증기가 자욱한 사우나에 누워 있는 듯 가슴이 답답해지곤 해.

답답함이 넘칠 때쯤 네 생각을 해.
끝에는 늘 질문 하나가 덩그러니 남아.
우리가 함께 했던 시간은 어디로 간 걸까.
나는 너에게 얼마나 늦은 걸까...
아니, 애초에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그만큼이 아니었을까?
코코와 내가 아무리 빨리 날았어도
아빠에게 주어진 시간을 전해 주지 못했던 것처럼.
어쩌면 세상에는 노력해도
바꿀 수 없는 무언가가 있는 게 아닐까.

아빠는 지금쯤 어디에 있을까.
솔직히 난 '끝' 뒤에 뭔가가 있을 거라는 상상이 잘 되지 않아.
그래서 우리의 '끝' 뒤에 무언가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는 게 짐작조차 안 돼.
까만 어둠.
그것 밖에 떠오르지 않아.
그래. 나는 끝이 두려워 끝을 재촉했는지도 몰라.
받아야 할 벌을 미리 받고 안도하고 싶은 사람처럼 말이야.

알아.
나도 내 어릴 적 이야기가 사실이었다고 믿지는 않아.
옷장이 날아오르고, 별구름 너머 신비한 나라가 있다는 따위를 믿기엔 너무 커 버렸으니까.
한 가지 확실한 건 어릴 적 그때보다
나는 훨씬 겁쟁이가 되었다는 거야.
그래서 말이야.
난 이 편지를 너에게 보낼 수 있을지 모르겠어.

<잘 자, 코 코>

2021년 매일 읽기 4 기타 2021. 2. 5. 00:54

매일 읽기 4

당의 긴압차로 압력을 가해서 둥글거나(병차) 네모난(전차) 형태로 만들었다. 이런 긴압차 조각을 부스러뜨려서 물 주전자에 넣고 끓인 차를 다완에 부어 마셨다. 송대의 차 애호가들은 찻잎을 곱게 가루 내어 각각의 다완에 분말을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 대나무 다선으로 휘저어 거품내는 것을 선호했다. 이 말차, 다선, 다완이 후에 일본 다도의 필수적인 요소가 되었다. 이렇게 차를 마시는 행위는 당과 송의 화려한 문화 속에서 회화나 문학 속에 자리 잡았을 뿐만 아니라 그 자체가 자연스럽게 하나의 예술형식이 되었다.

<차의 세계사, 베아트리스 호헤네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