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매일 읽기3 기타 2021. 1. 27. 15:21

내가 곧 죽으리라는 사실을 알고 덜덜 떨던 날 밤에도 요나탄 형은 오랫동안 내 곁에 앉아 낭기열라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엄마에게 들리지 않도록 나직나직 속삭이면서 말여요. 엄마는 늘 밤늦게까지 바느질을 하셨거든요. 그리곤 재봉틀이 놓여있는 방에서 그대로 주무셨습니다. 우리집에는 방 하나와 부엌 하나 밖에 없었기 때문이지요. 부엌에서 방으로 통하는 문은 언제나 열려 있어서 엄마의 노랫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먼 바다로 나간 뱃사람에 대한 노래였습니다. 그 뱃사람은 영영 돌아오지 않는 우리 아빠인 것 같았습니다. 노래 가사가 제대로 기억나지는 않지만 대강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그대여, 내가 바다에서 죽으면
어느 날 눈처럼 새하얀 비둘기 한 마리 찾아오리
아주 먼 어디선가 날아와
창가에 앉거든
내 영혼인 줄 알아주오.
그대 품에서 편히 쉬고픈 내 영혼......

<사자왕 형제의 모험, 아스트리드 린드그렌>p11

2021년 매일읽기 2 기타 2021. 1. 7. 21:53

난 알고 있는 걸 물어보면 뭐든지 쫑알쫑알 얘기해버리는구나...
혹시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 이런저런 얘길 하면 분명 나도 굉장히 부끄러울거야...
얘기하지 말았으면 하는 일이란 게 있는 거야...
생각해보니, 모두들 나의 부끄러운 일을 모른 척 얘기하지 않고 있어 주시는 거였어...
그것도 "배려"의 하나인걸까...
"모르는 척"하는 것이 "배려"가 되다니, 전혀 몰랐어.
여러분을 보고 더 배워야겠어.
"배려"가 넘쳐나는 이곳에 있게 되다니, 난 정말 행복하구나.

<오늘의 네코무라씨, 호시 요리코>

2021년 매일 읽기 1 기타 2021. 1. 6. 18:15

야마다: 네코무라 씨~뭘 그렇게 웃고 있는 거야?!

네코무라: 아, 야마다 씨...그 왜...아까 사모님이 현실은 TV가 아니라고 하셨잖아요? 하지만 부끄러운 기억들은 비디오처럼 빨리 감을 수 있음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야마다: 하긴...나도 부끄러운 실수라든가 힘들었던 기억처럼 빨리 감아버리고 싶은 순간이 굉장히 많아.

네코무라: 어머, 야마다 씨도요?

야마다: 하지만 오히려 그런 때일수록 슬로우모션처럼 시간이 천천히 흘러가는 것 같지?

하지만 이제 와 생각해보면 과거의 실수가 있었기에 반성하고 성장할 수 있었어. 힘든 경험을 맛볼 수 있었던 것도 다행이라고 생각해.

하지만 만약 빨리 감기를 해버리면 반성하거나 배울 수 있는 시간도 반으로 줄어들지 않을까?

네코무라: 힘든 경험을 맛본다...

야마다 씨는 대단해. 과거의 실수를 반성하는 것 뿐만 아니라, 오히려 경험하게 되어 [다행이다]라고 생각할 수 있다니..
나는 실수한 일을 떠올리면 금새 부끄러워져서 바로 잊어버리려고 하는데...
빨리 감아버리고 싶은 부끄러운 실수도, 다시 돌아보고 싶은 행복한 경험도 모두 모두 소중해...
앞으로도 그러한 것들을 차곡차곡 쌓아나갈 수 있도록 "일상"을 더욱 소중히 여겨야지.

<오늘의 네코무라씨, 호시 요리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