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읽기 6 기타 2020. 1. 6. 23:40

쭉쭉쭉쭉
오늘도 젖을 짠다
기분 좋은 소리를 내며
모두 함께 젖을 짠다
모두 기쁘다
그리고 모두 슬프다
젖은 나온다
하지만 새끼는 없다
슬프지만 젖을 짠다

새끼 소의 죽음에 눈물을 흘리며 슬프지만 젖 짜기는 즐겁다는 복잡한 심정이 아이들 작품에 여실히 드러나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아이들이 성장하는 모습은 매우 씩씩하고 아름다웠습니다.
취재하고 나서 반년 뒤 정신과 의사 노다 마사아키씨가 일본항공 점보기 추락사고 유족의 심리 치료에 대해 쓴 논픽션 <상중에>를 읽었을 때, "사람은 상중에도 창조적일 수 있다"는 대목을 보고 이나 초등학교 봄반 아이들을 떠올렸습니다. 또 야마노우치 도모코 씨도 생각했습니다. 애도는 비통하고 괴롭기만 한 게 아니라 그 과정에서 사람이 성장하기도 한다는 점을 새삼 느꼈습니다.

<영화를 찍으며 생각한 것> p086-0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