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읽기 23 기타 2020. 1. 31. 21:09

사람은 각자 자기가 원하는 대로 살 수 있는 것, 여기에는 옳고 그름도 없지만, 난 맛보다는 향기가 좋다. 무농약이든, 유기농이든, 무위 태평농법이든 소위 친환경 농법은 그 존재 자체의 향기와 맛을 끌어내는 농법이다. 그 맛이 좋은가, 그 향기가 좋은가의 문제가 아니라, 그 자체를 끌어낼 뿐이다.

<나도 땅이었으면 좋겠다> p48

매일 읽기 22 기타 2020. 1. 29. 22:52

밭이 기름지다는 말이 있다. 기름지다는 말은 토양에 유기물이 풍부하고 자체 땅심이 강해 농사가 잘 된다는 말로 배웠다. 농사를 지어보니 기름지다는 말의 그 기름이 정말 기름을 뜻한다는 걸 알았다. 제주 사람들은 가장 안 좋은 밭에 콩을 심는다. 콩은 돌밭에서 잘 자라기도 하는데, 콩을 심으면 땅이 좋아진다는 걸 수백년을 통해 알게 된 것이다. 콩의 뿌리 활동이 활발해 지하부 저 밑까지, 빛과 산소가 공급되지 않는 곳까지 뿌리를 내려 죽었던 흙들이 살아나게 하기 때문이다.
<나도 땅이었으면 좋겠다> p45

매일 읽기 21 기타 2020. 1. 28. 22:02

두 팔을 벌리고 있는 모종들에게 위로를 받는다. 그 두 팔은 벌서는 두 팔이 아니라 앞으로 강하게 나아가겠다는 맹렬한 기세다. 나는 가끔 키우는 닭에게서도 위로를 받고, 강아지에게서도 위로를 받는다. 그 위로나 위안은 '힘듦, 어려움, 외로움' 이렇게 읽히지 않고, '생명, 삶, 동행' 이런 단어로 읽어도 좋다.

<나도 땅이었으면 좋겠다> p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