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읽기 39 기타 2020. 2. 22. 18:52

예정된 수순처럼, 농협은 농민의 외상값이나 대출금 상환을 유예해주겠지만, 몇 년 동안 빚만 진 농민들이 일어서기는 쉽지 않아보인다. 더구나 새로운 새누리당 도지사는 밖으로는 이쁜 척, 착한 척, 안 그런 척, 척척박사가 되었지만, 농업 예산을 대폭 줄였다. 전통적인 6대 보조사업이 이전처럼 별도 신청이 가능하도록 했지만, 농민들이 보조사업을 몇 개씩 신청할 여력이 그리 많아 보이진 않는다. 모든 보조사업은 최소 40% 이상의 자기분담금이 있기 때문이다.
농업의 어려움이 단순한 정부의 무대책만은 아니겠지만, 정부가 지나치게 낙관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정부 농림수산식품부의 어느 누구도 2014년 배추 한 포기, 월동무 한 개, 마늘 한 쪽, 영파 한 개를 생산하는데 든 원가를 알고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을 것만 같다. 나 같은 초보가 일주일만 고민해도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모든 채소의 원가를 뽑는데 1주일이, 한 달이 안 걸리겠지만 말이다.
<나도 땅이었으면 좋겠다>p107-108

매일 읽기 38 기타 2020. 2. 22. 18:02

2014년에 무농약인증 면적을 늘였다고 들었는데, 그가 과연 화학농약을 치지 않았는지 나는 믿지 못하겠다. 한 번 속인 그가 두 번 세 번 속이지 않는다고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는가. 2014년 친환경 직거래 사이트에서 그는 '관행농산물 가격의 무농약 밀감' 을 판매하여, 다른친환경 농가를 어렵게 했다. 농약을 친 밀감의 가격으로 무농약 밀감을 팔아, 주문이 그리로 몰렸던 것. 다른 농가들도 어쩔 수 없이 가격을 인하해 판매해야만 했다. 그의 밀감이 무농약인지 아닌지는 그 자신만 알겠지만 말이다.
농약잔류검사는 2015년부터 265성분 검사에서 345성분 검사로 엄격해졌다. 학교급식이나 친환경 업체에 납품을 위해서는 의무적으로 검사를 받아, 검출이 되지 않아야만 납품이 가능했다. 하지만 인터넷 작거래는 '신용과 양심'이다. 여기에 많은 속임수들이 차고 넘치는데, 그것을 관리하거나 고발하는 것은 우리 농부들이 아니다. 물건을 감시하는 소비자들의 눈도 필요하며, 소비자들의 의지도 필요한 부분이다.
<나도 땅이었으면 좋겠다>p101

매일 읽기 37 기타 2020. 2. 22. 12:18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대책은 더더더 전무하여, 정책이라는 것들이 장님 문고리 더듬기 식이거나, 생색내기에 가깝고, 실효성이라고는 전혀없다. 그래서 친환경 농산물들은 판로개척에 어려움이 많고, 장사에 젬병인 분들은 좌절이 빨리 찾아온다. 나는 아직도 거대 친환경 업체들에 한 번도 납품을 해보지 못했고, 앞으로도 특별한 계획은 없다. 몇 해 전 거대 조합들인 한살림이니, 아이쿱생협이니, 여성민우회니 등등에 납품을 타진하기 위해 이런저런 경로로 전화 수십통을 했다. 겨우 며칠 만에 담당자인 듯한 분들과 통화를 한적이 있었는데, 결과는 실망적이었다. 지금도 그러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름만 다른 생협들의 '생산물 유통담당자' 는 거의 하나의 통로여서, 그 몇 사람을 통해 농산물들이 생협으로 납품되는 구조였다. 생협의 이용자들과 운영진들이 맑고 정직한 분들이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지만, 그 내부 아래로 들어가 납품 여부는 서너 명의 사람들에 의해 좌지우지되다 보면, 그리 선명하지 못한 결과물이 나올 수도 있다.
<나도 땅이었으면 좋겠다>p95